금성은 태양계의 두 번째 행성이며, 샛별, 새별, 개밥바라기로 불리기도 한다. 태양 주위를 224일 주기로 돌고 있는데 자전 주기는 243일로 공전 주기보다 길다. 달에 이어 밤하늘에서 두 번째로 밝은 천체이며, 가장 밝을 때의 밝기는 -4.5등급이다. 금성의 명칭은 동양 철학에서 우주 만물의 변화 양상을 5가지로 압축해서 설명하는 이론 오행 중 하나인 금(金)에서 유래했으며, 태백성으로도 불렸다. 금성은 출현시간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렸는데 저녁 무렵에 나타나는 금성을 장경성이라고 부르고 새벽 무렵에 나타나는 금성을 샛별 혹은 명성이라 불렀다. 서양에선 로마 신화의 미를 상징하는 여신의 이름을 따서 비너스라고 부른다. 금성은 지구형 행성인데 크기와 화학 조성이 지구와 매우 유사하여 지구의 자매 행성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금성의 표면은 반사도가 높은 불투명한 구름으로 덮여있기에 가시광을 통해 표면을 관찰할 수는 없다.
금성의 대기 주성분은 이산화탄소이고, 지구형 행성 중 가장 농밀한 대기를 가지고 있다. 표면에서의 대기압은 95기압에 이르며, 금성에는 금속 눈, 이산화탄소 대기, 수많은 화산, 산성비가 있다. 금성은 극도로 두꺼운 대기를 가지고 이산화탄소가 풍부한 대기에 의해 온실효과가 발생하는데 금성 표면의 온도를 400도까지 높여 놓는다. 금성의 표면 온도는 단위 면적 당 4배나 많은 태양에너지를 받는 수성의 표면 온도보다 더 높은데 태양까지의 거리가 절반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두터운 이산화탄소 층 위엔 주로 이산화황과 황산 물방울로 구성된 두꺼운 구름층이 있다. 1970년대로 접어들어 구름의 주성분이 황산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황산은 상층 대기에서 이산화황과 수증기가 자외선을 받아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서 생성된다. 이 구름들은 60%에 달하는 태양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금성의 표면은 가시광으로는 관찰하기 어렵다. 금성은 영구적으로 구름으로 덮여있기 때문에 지구보다 태양 가까이 존재하지만, 금성의 표면엔 태양 빛이 드리우는 일도, 태양 빛에 의해 가열되는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산화탄소에 의한 온실효과가 없다고 가정하면 금성의 온도는 현재 지구의 표면온도와 비슷하게 된다. 구름 층 꼭대기엔 시속 300k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4~5일에 한 바퀴씩 금성을 일주한다.
금성의 표면은 약 80%달하는 평탄한 현무암질 평원으로 되어있다. 대륙이라고 불릴 만한 높은 지형이 두 군데 있는데, 하나는 금성의 북반구에 다른 하나는 적도의 바로 남쪽에 있다. 북쪽의 대륙은 이슈타르 테라라고 하는데, 고대 바빌로니아의 사랑의 여신인 이슈타르에서 따왔다. 이슈타르 테라의 면적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면적 정도이다. 남반구의 대륙은 아프로디테 테라라고 부르며 이름은 고대 그리스의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로부터 따왔다. 면적은 남아메리카 대륙 정도의 넓이이며, 아프로디테 테라가 조금 더 크다. 금성은 지구에 비해 몇 배 정도 많은 화산을 가지고 있고 금성 표면의 대부분은 화산활동으로 인해 생겨났다. 100km가 넘는 거대한 화산 167개가 금성에서 발견됐다. 다수의 관측자료에 따르면 금성 표면에는 현재 활동 중인 화산이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소련의 베네라 계획 동안 베네라 탐사선들은 끊임없이 치는 벼락을 관찰했고, 베네라 12호는 착륙 직후 큰 천둥소리를 녹음했다. 지구는 천둥이 강우에 동반되지만, 금성에는 강우가 없다. 한 가지 가능성은 화산 분출 시 발생되는 화산재가 천둥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또 다른 증거로는 아산화황의 대기 농도이며 1978년과 1986년 사이에 이산화황의 금성 대기 중 농도는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이것에 대한 설명은 큰 화산 활동이 관측 전에 있어 이산화황의 농도를 증가시켰을 수도 있다고 한다.
금성은 태양 주위를 평균 거리 약 1억 600만km를 두고 224.7일을 주기로 공전하고 있으며, 태양계의 행성들 중에서 금성의 궤도가 가장 원에 가깝다. 금성은 243일을 주기로 자전하며, 태양계의 여덟 행성 중에서 가장 느린 자전 속도이다. 따라서 금성에서 하루는 거의 1년과 맞먹는다. 금성의 자전은 여느 행성과 달리 북반구에서 봤을 때 시계방향으로 자전하고 그 속도도 매우 느리다. 원시 태양계 원반에서 금성이 생겼을 땐 그 자전 속도가 지금에 비해 훨씬 빨랐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수십억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무겁고 두꺼운 대기에 작용하는 조석 효과가 금성의 자전 속도를 늦췄을 수 있다고 한다.
금성은 다른 행성에 비해 밝게 보인다. 금성의 실시 등급은 -3.8등급부터 -4.6등급 사이에서 변한다. 이 정도 밝기는 이론적으로 낮에도 볼 수 있는 등급이지만 실제로는 관측이 어렵다. 하지만 개기일식이 일어나면 그 지역에서는 무조건 금성을 쉽게 볼 수 있다. 금성은 궤도를 따라 움직이며 태양 지구와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달과 같이 위상 변화를 보여준다. 금성은 내합 시 달의 삭과 같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지만 외합시 보름달과 같이 둥근 모양으로 보이게 된다. 금성이 최대이각에 다다랐을 때 금성의 모양은 반달 모양과 같고, 금성이 가장 밝게 보일 때는 초승달이나 그믐달과 같은 모양을 한다. 금성이 완전히 보이지 않음에도 밝기가 최대가 되는 이유는 이 때 금성이 지구에 좀 더 가까이 위치하기 때문이다. 달의 보름달과 같은 모습을 할 때엔 태양 너머에 완전히 반대편에 있기 때문에 금성이 너무 작게 보이고 천구상에서 태양에 가깝게 위치하기 때문에 관찰하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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